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삼아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공개되었다. 하지만 원작의 열렬한 팬들, 즉 ‘원작 덕후’들의 반응은 기대와는 다르게 엇갈리고 있다. 과연 무엇이 원작 팬들의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는지, 드라마와 원작 간의 간극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본다.
원작 팬들의 기대와 현실
웹툰 ‘광장’은 특유의 철학적 대사와 정교한 심리 묘사,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활용한 상징적 연출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매력은 원작 팬들에게 강한 애착을 불러일으켰고, 드라마화 소식에 팬덤은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드라마가 공개되자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분명히 드러났다.
첫째, 드라마는 원작의 서사를 상당히 단순화했다. 원작에서 중요한 모티프였던 정치적 갈등이나 사회적 메시지가 삭제되거나 약화된 채 전개되면서, ‘깊이’보다 ‘속도’에 초점을 둔 전개 방식이 주를 이뤘다. 원작의 팬들은 이러한 선택이 작품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느낀다.
둘째, 캐릭터 해석의 차이도 논란이 되었다. 원작에서는 내면의 혼란과 변화가 정교하게 묘사되던 주인공이, 드라마에서는 전형적인 청춘 드라마 주인공처럼 묘사되어 버렸다. 팬들은 “그 인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처럼 원작 팬들에게는 단순한 ‘원작 기반’ 이상의 기대가 있었다. 드라마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많은 덕후들의 실망을 낳고 있다.
연출 방식의 문제점
드라마 ‘광장’이 비판받는 지점 중 하나는 바로 연출 방식이다. 원작 웹툰은 칸 구성과 색감, 프레임 간 여백의 활용 등을 통해 감정과 긴장을 탁월하게 전달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러한 시각적 상징을 텍스트 중심의 대사나 감정 신으로 대체하면서, 시청자에게 다소 직설적이고 피상적인 인상을 남긴다.
특히 중요한 장면에서 과도한 배경 음악과 느린 카메라 워크는 극적인 효과보다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 장면은 침묵으로 표현했어야 한다”는 식의 비판이 팬들 사이에서 다수 나왔다. 이는 원작에서 ‘비어 있음’으로 감정을 강조했던 연출이 드라마에서는 과잉 표현으로 바뀐 결과다.
또한 주요 회차마다 클리프행어(급반전)를 시도하려는 연출도, 원작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원작의 잔잔하지만 묵직한 감정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률을 노리는 듯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원작의 감성을 사랑했던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캐릭터 재해석의 실패
웹툰 ‘광장’에서 등장인물들은 단순히 이야기 전개를 위한 도구가 아닌, 각기 철학적 메시지를 품고 있는 입체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깊이가 상당 부분 축소되었다. 특히 주인공 ‘지운’의 인물 해석은 팬들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크다.
웹툰에서 지운은 내면의 모순과 타인에 대한 공감, 동시에 현실에 대한 회의감을 모두 지닌 복잡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가 너무 쉽게 분노하고 쉽게 결정을 내리는 인물로 변모하면서, 원작에서 보여준 ‘내적 갈등의 깊이’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평이다.
또한 조연 캐릭터들의 비중도 지나치게 축소되었다. 웹툰에서는 중요한 대사나 상징적 역할을 맡았던 인물들이, 드라마에서는 단순한 배경 인물로 전락한 경우도 많다. 이는 원작의 팬들이 사랑했던 ‘세계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원작이 갖고 있던 캐릭터 간 ‘거리감’과 ‘긴장감’이 드라마에서는 감정선 과잉으로 표현되면서 인물 간의 관계가 단순화되었다. 이는 섬세한 감정선을 기대한 팬들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은 대중적으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 특히 서사 축소, 연출 과잉, 캐릭터 해석의 단순화는 원작의 철학적 깊이를 놓치게 만들었다. 원작 기반 콘텐츠의 경우, 원작에 대한 충실한 해석과 재현이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향후 리메이크나 후속 시즌에서 더 정교한 접근을 기대해 본다.